'부드러워진 젤라틴, 포도당, 계란 흰자, 조미료 등으로 거품을 일으킨 다음 설탕이나 콘 시럽, 물로 굳혀서 만드는 스펀지 형태의 폭신폭신한 사탕류 식품(나무위키에서)'
라고 합니다.
최근 매장에 [ASMR 마시멜로]라는 제품이 입고됐습니다.
신상품입니다.
마시멜로에 무슨 짓을 했기에 ASMR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궁금하던 차에 매장에 있는 다른 마시멜로와 함께
비교를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집어왔습니다.
짱구 캐릭터가 그려진 포장의 초코 마시멜로우
불에 구워먹는 그림의 기가 마시멜로
해드폰 사진이 떡하니 붙은 ASMR 마시멜로
포장을 뜯어볼까요?
동그랗게 빚어진 ASMR
네모나게 잘라진 기가
초콜릿이 코팅된 앙증맞은 짱구입니다.
참고로 기가 마시멜로 포장 뒷면에는 전자렌지에 데워 먹어도 맛있다는
설명이 인쇄돼 있습니다.
마시멜로를 전자렌지에 데워 먹는다는 발상은 예전에 한동안 유행했었습니다.
기억나시나요?
전자렌지에 [초코파이] 데워 먹기!
전자레인지에 20초 돌렸더니 가운데 마시멜로가 살짝 부풀어 올랐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달달한 맛이 느껴집니다.
한동안초코파이를 그냥은 안 먹었습니다.
이렇게 데워서 포크로 우아하게(저 혼자 생각에) 먹었었지요.
유행이 지나 까맣게 잊고 있다가 [마시멜로] 리뷰글을 올리려고 마음을 먹으니
자연스레 초코파이가 떠올라 한 컷 올립니다.
우선 [짱구 초코 마시멜로우]부터 보겠습니다.
단단한 초코렛이 코팅이 돼 있습니다.
부드러운 마시멜로와 만나려면 철옹성 같은 초코성을 부셔야 합니다.
결국 부셨지요.
그런데 어렵게 만난 마시멜로에는 별 감흥이 생기지 않네요.
부셔야만 했던 초코가 훨씬 매력적입니다.
단단함과 부드러움. 이 대조적인 식감을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 드셔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호기심이 일어 전자렌지에 한 번 데워봤습니다.
초코파이의 자태를 본 후, 이 모습을 보자니 왠지 애잔한 마음이 듭니다.
그냥, 초코파이 드세요.
가격으로 보나 맛으로 보나 초코파이가 완승입니다.
이렇게 말하자니 짱구에게 미안해지는 이유는 왜일까요?
(짱구는 실존 인물도 아닌데 말입니다.)
이번에는 [기가 마시멜로]입니다.
네 덩이가 들어있는데, 한 덩어리는 불에 구워 보려고 뺐습니다.
포장의 설명대로 전자레인지에 20초 돌려보았습니다.
보시다시피 노글노글해졌습니다.
한 입 먹어보았습니다. 흠... 지금 내 혀가 느끼는 이것이 혹시 단맛?
사실 아무런 맛도 아니고 싶었는데 단맛이 슬쩍 한 발 들인 맛?
개인적으로 단맛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이미 초콜릿이 입혀진 마시멜로의 맛에 익숙해진 저로서는 상당히 '야속했다'는
표현을 써야겠습니다.
또한 의도치 않게 마시멜로의 속살을 봐 버린 것 같은 느낌에 당황스럽기도 하고요.
그래서 하나 빼 두었던 것을 얼른 가스레인지 불에 구워보았습니다.
'태워서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저도 태우고 싶지 않았습니다.
노릇노릇하니 맛깔스러운 정도로 익히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노릇해진 자리에 계속 불이 붙더라고요.
그런 현상이 불의 의지인지, 마시멜로의 타고난 성향인지......
인터넷에 찾아보니 마시멜로에 불이 잘 붙는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하니, 제 실력 탓만은 아니네요.
어쨌거나 제 실수를 숨기고 싶어 사진 크기를 줄였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있습니다. 탄 부분이 맛있어요.
달고나 맛이 납니다.
이 맛을 보려고 미국 사람들은 캠핑에 마시멜로를 꼭 챙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들의 일상에 변화가 생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통해 달고나의 존재를 알게 됐으니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ASMR을 뜯어볼까요?
보이세요?
표면에 자잘한 알갱이들이 코팅돼 있습니다.
한 입 깨물면 요 알갱이들이 입 안 여기저기 야단스럽게 돌아다닙니다.
그러다 이빨과 만나 와그작, 와그작 부서지는데 그게 참 재밌습니다.
부서지는 소리가 옆 사람에게 들리는지는 모르겠는데,
제 귀에는 너무도 잘 들립니다.
안에 달달한 향신료도 들어가 있습니다.
처음 보자마자 '동글동글하게 잘 빚었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안에 고명까지 넣고 정말 잘 빚기는 했습니다.
겉의 설탕가루와 안의 향신료 때문에 심심한 마시멜로의 맛은
화려하게 치장이 됐습니다.
그렇다고 '와, 맛있다!'는 아니고요, '달다.' 정도입니다.
다들 상상할 수 있는 맛이고요,
턱을 위, 아래로 움직일 때마다 오도독, 와사삭 소리가 나는 재미가 있다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입 안이 심심하신 분들은 한 번 경험해 보세요.
참고로, ASMR 마시멜로라 전자레인지에는 돌리지 않았습니다.